동북공정은 ‘중국의 고구려사 빼앗기’의 같은 단순한 ‘학술문제’ 차원을 넘어 향후 한반도 정세 변화와 직결된 전략문제이다. 따라서 동북공정을 단순히 ‘중국의 고구려사 빼앗기 프로젝트’정도로 인식하는 것은 잘못된 인식이다. 동북공정에는 향후 한반도 정세변화 및 동북아 국제관계 변화에 대한 예측과 대비책 마련이라는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전략적 의미가 반영되어 있다. 그러한 점에서 ‘동북공정’은 우리 민족의 현재 및 미래와도 직접 연결되어 있다.
동북공정은 현재의 필요를 위해 과거의 이미지를 만들어 중화민족 국가의 권위를 내세우고 국민적 통합화과 영토적 통합을 완수하려는 이고위금(以古爲今, 옛 것을 오늘의 거울로 삼는다)의 전형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현재의 중국 영토내에서 각 민족이 이루어낸 역사적 활동은 모두 중국사”라는 현재적 편의의 역사관, “현재의 중국 영토내에서 활동했던 모든 민족은 당연히 중화민족이고 중국민족”이라는 민족관, 근대 이후 형성된 ‘영토’개념이나 ‘국경’개념을 전근대 시기까지 소급하여 불분명했던 영역을 현재적 관점에서 자의적으로 나눠 버리는 영토관 등은 모두 ‘영토’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영토 지상주의’ 역사의식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조공, 책봉 관계를 근거로 조공국(朝貢國)을 중국의 ‘속국’(屬國)으로 규정하고 중국의 국가범주에 귀속시키고 있는 점, ‘동북공정’의 추진 배경인 ‘애국주의’, ‘중화민족 형성론’등의 ‘국가주의’(중화 우월주의)가 강하다는 점, ‘통일적 다민족국가론’을 내세워 주변 민족국가의 역사·문화의 영역을 잠식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동북공정의 논리속에는 동아시아 전통사회의 중심으로 회귀하고자 하는 중국의 역사적·문화적·정치적 배경이 자리잡고 있다.
동북공정의 역사적 논리는 주변 국가들과의 학문 교류나 관련 유물 등에 대한 공동조사 등을 기초로 도출해낸 ‘역사적 사실’에 입각하기보다는 현재 중국이 처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국가 전략적 성격이 강하다. 따라서 동북공정의 역사적 논리는 관련 주변 민족국가로부터 역사적 당위성을 획득하기보다는 동북아 사회 특히 중국과 한반도 사이에 문화적·정치적 갈등을 초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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