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현(成俔, 1439~1504)의 미래예지 꿈 : 과거급제, 승진, 유배의 관운 예지
내가 나이 17~18세 때의 꿈에 산속에 들어가니 산이 기묘하고 물이 맑은데 시내를 끼고 복숭아꽃이 어지럽게 피었으며 어떤 절에 이르니 푸른 잣나무 몇 그루가 그림자를 뜰 가에 비치고 당에 오르니 황금 부처가 있으며 노승의 염불소리가 숲속에 울리고, 물러가 별실에 가니 단장한 몇몇 어여쁜 계집이 즐겁게 노는데, 사모 쓴 관원이 술을 권하여 내가 취해 도망치다가 문득 하품하고 기지개를 켜는 바람에 깨었었다.…… - 용재총화
(풀이) 그의 말을 빌리면 “꿈을 꾼 수년 뒤에 신광사(神光寺)에서 놀았는데 물, 수목, 전당(殿堂), 노승이 염불하는 것, 여흥 등이 똑같았다”고 한다. 이렇듯 우리가 꾸는 꿈 가운데는 해몽할 필요도 없이 꿈속에 본 그대로 현실에서 일어나는 사실적인 미래투시의 꿈이 있다.
내가……책상에 기댄 채 잠깐 졸았더니 문득 선경(仙境)에 이르렀다. 그 궁실이 장엄하고 화려하여, 완연히 인간 세상에서는 볼 수 없는 것이었다. 어떤 사람이 검정 옷을 입고 전(展)위에 앉았는데, 얼굴에 수염이 많으므로 나는 뜰 아래에서 엎드려 절하였다. - 용재총화
(풀이) 꿈속에 본 궁궐은 명나라 서울이었으며 꿈속에서 본 사람이 중국 황제였다.
내가 옥당(玉堂)에 수직(守直)할 때 꿈에 승정원 앞방에 이르니 겸선(兼善) 홍귀달(洪貴達)이 방에 있다가 나에게 말하기를 “그대는 속히 돌아가라. 내가 이 방을 나간 뒤에는 그대가 이 방에 들어올 것이다.”…… - 용재총화
꿈속에 산곡에 들어갔더니……기지(耆之) 채수(蔡壽)가 먼저 그 가운데 앉아서 나를 맞이하며 말하기를 “어찌 먼 길을 이리저리 둘러 왔는가. 나는 지름길을 따라 올라왔노라.”하며 누 아래 있는 긴 다리를 가리키며 “이것이 지름길이다.”하였다. - 용재총화
(풀이) 홍귀달, 채수보다 늦은 1480년에 승정원동부승지(承政院同副承旨)가 되고 1483년(성종 14년) 45세때 승정원우승지(承政院右承旨)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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