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예지대로 벼슬길에 오른 이규보(李奎報, 1168~1241) 과거급제, 승진, 유배의 관운 예지


이규보는……꿈속에서 어떤 촌백성인 듯한 노인들이 모두 검은 베옷을 입고 마루위에 모여 앉아 술을 마시는데, 옆 사람이 이르기를 ‘이들은 28수(宿)이다’하므로 공은 깜짝 놀라 황송한 마음으로 두 번 절하고 묻기를 “내가 금년 과거시험에 합격할 수 있겠습니까?”하니 한 사람이 옆에 있는 사람을 가리키면서 “저 규성(奎星)이 알 것이다”하였다. 공은 즉시 그에게 나아가 물었으나, 그의 대답을 미처 듣기 전에 꿈을 깨어 그 결과를 다 듣지 못한 것을 한스럽게 여겼다. 조금 후에 또 꿈을 꾸었는데 그 노인이 찾아와 이르기를 “자네는 꼭 장원할 것이니 염려하지 말라. 이는 천기(天機)인 만큼 절대로 누설하지 말아야 한다.”하였다. - 동국이상국문집


그 외에 비슷한 이야기가 고려사열전에도 있다.


(풀이) 몇몇 선인을 제외하고는 대체적으로 꿈에 대해 확신적으로 이야기를 하지않고 있다. 이는 선비 등 지식인의 의식세계 자체가 성현의 말씀이나 문이재도(文以載道)적인 입장에서 수신의 측면에 중점을 두고 있었기에 꿈을 믿는 것은 허황된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의 꿈에 대한 신비한 징험(徵驗)에 대해서 들은 바가 있거나 선인들 몸소 스스로가 신비한 미래예지적인 꿈의 체험을 하는 경우에는 꿈의 징조에 대해서 긍정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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