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공정은 사업시행 초기에 고구려사를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고구려사를 중국사라고 강변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이로 인해 동북공정은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고구려사 빼앗기 사업’등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동북공정의 내용이 보다 구체적으로 알려지면서, 고조선·발해의 역사까지 중국사로 편입시키려 한다는 것이 드러났다. 더 나아가 한반도의 정세 변화에 대비한 역사적 명분 마련을 위한 중국의 국가 전략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런 점에서 동북공정에 대한 전 국민의 관심과 우려가 고조되자 정부에서도 본격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고 중국 정부에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였다. 2004년 8월 한·중간 구두양해사항의 합의로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에 대해 시정을 요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였다.


동북공정의 연구 성과들은 학술적 차원에만 머물지 않고 고구려·발해 유적지의 표지판이나 박물관의 안내문, 대학 교재 및 각종 도서에 동북공정식 내용이 담기게 되었다. 이제 동북공정은 전문학자들의 영역을 벗어나 학생들과 일반 중국인들의 상식을 바꾸어가는 단계에 이르게 된 것이다.


                     


이에 2006년 9월과 10월, 노무현 대통령이 중국의 원자바오 총리와 후진타오 주석에게 이 문제를 지적하며 시정을 요구했다. 중국 최고 지도자는 구두양해 사항을 존중하고 이행하겠다고 화답했다. 그리고 2007년 2월로 5년 계획의 동북공정은 외견상 종료되었다.


그러나 중국 최고위층의 구두약속과 5년간의 동북공정 연구지원 종료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끝난 것이 아니다. 역사학에서는 연구 성과가 중요한 자료로 활용되며, 발간된 연구물들은 내용의 타당성 여부에 상관없이 상당기간 존속하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고조선·고구려·발해의 역사를 중국사라고 보는 인식을 넓은 의미에서 ‘동북공정’으로 표현할 수 있다면 ‘동북공정’은 여전히 진행형이고, 언제 끝날지 모른다고 해야 한다. 동아시아의 역사는 과거부터 서로 맞물려 전개되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므로, 이제 관련 국가들은 사실에 바탕을 둔 화해와 협력의 역사를 써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역사적 사실이 무엇이고, 현재의 진실은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 그래야만 역사 왜곡에 대처하고 우리 역사를 지켜낼 수 있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동북공정의 목적과 주요 주장이 무엇이며, 어떤 문제점을 안고 있는지, 우리의 대응 자세는 무엇인지 반드시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 동북공정 : 동북변강역사여현상계열연구공정(東北邊疆歷史與現狀系列硏究工程)의 줄임말로 중국 사회과학원 산하 변강사지연구중심(邊疆史地硏究中心)에서 2002년 2월 27일부터 5년간 시행한 연구 사업이다. 중국 동북 3성 지역(헤이룽장 성, 지린 성, 랴오님 성)에서 일어난 과거 역사와 그로 인해 파생되어 나온 현대사와 미래사가 주요 연구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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