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을 몰아내고 왕위에 오른 세조 왕, 왕후 등극 예지


임운(林芸)이 사관(史官) 김유(金紐)에게 말하기를 “듣건대 자네가 세조실록(世祖實錄)을 편수(編修)한다고 하는데 그러한가?” 하니 대답하기를 “그렇다”하였다. 임운이 말하기를 “예전에 세조께서 잠저(潛邸, 세자 책봉 과정을 거치지 않고 왕위에 오른 분이 살던 사가(私家))에 계실 때 신(臣)의 꿈에 태조께서 세조께 금인(金印)을 주며 말씀하시기를 ‘이것은 전가(傳家)의 보물인데 이제 너에게 천명(天命)이 있으므로 와서 주는 것이다.’하시니, 세조께서 굳이 사양하였으나 마침내 드디어 받고서 절하시는 것을 보았다.……세조께서……다시 그 꿈 이야기를 말하면……한명회(韓明澮)에게 아뢰어 달라고……조득림(趙得琳)에게 청하였

으나……이제 세조께서 승하(昇遐)하셨으니, 만약 여기에 싣지 않으면…… - 조선왕조실록


(풀이) 세조가 죽은 뒤에 편찬한 『세조실록에 그러한 사실을 기록하게끔 집요하게 요청한 것을 생각해볼 때 임운이 꿈을 꾼 것은 사실로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임운이 실제로 이 꿈을 꾸었는지에 대해서는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아랫사람으로서 자신이 모시는 윗사람의 의중을 간파하고 지어낸 꿈 이야기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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