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보탑 : 유영탑(有影塔)

※ 석가탑 : 무영탑(無影塔)


아사달(阿斯達, 백제 석공)은 많은 사람의 칭찬 속에서 불국사의 동탑인 다보탑(多寶塔)을 완성하고 서탑(西塔)인 석가탑(釋迦塔)을 만들기에 여념이 없었다. 고향에서 남편을 기다리던 그의 아내 아사녀(阿斯女)는 남편을 만나러 서라벌의 불국사로 찾아왔다. 아름다운 이 각시가 아사달의 아내라는 말을 들은 주지 스님은 낭패한 듯 말했다. “지금 부인의 낭궁님께서는 심혈을 기우려 명탑을 만들고 계시는데 지금 부인께서 나타나시면 그 정성이 부인께로 기우러져서 탑의 완성에 지장이 있을 듯 싶습니다.”하고 간청하였다.


아사녀는 남편의 예술을 위하여 탑이 완성될 때까지 영지에서 기다리기로 하였다. 탑이 완성되면 그 그림자가 영지에 비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아사녀는 날마다 영지물만 들여다보고 있었다. 어느날 밝은 달이 못 안을 비출 때 그 물속에 기기묘묘한 하얀 탑이 비쳐져 있었다. 아사달이 만든 다보탑이였다. 아사녀는 너무 반갑고 감격하여 “아사달님” 하며 물속에 뛰어 들어 탑을 껴안았다. 그리움에 지쳐서 탑의 환상을 보았던 것이다.


석가탑을 완성한 아사달은 아사녀가 와서 기다리고 있다는 말을 듣고 달려 왔으나 아내는 물속에 시체로 누워 있었다. 아사달은 미친 듯이 아사녀를 부르며 물속으로 뛰어 들었다. “내가 이제부터는 예술도 생명도 다 버리고 다시는 당신곁을 떠나지 않으리라!” 물에 잠긴 아사달의 입에서 나온 마지막 말이었다.


이 못에 그림자가 비쳤던 다보탑은 일명 유영탑(有影塔)이라 하고 그림자가 비치지 않았던 석가탑은 일명 무영탑(無影塔)이라 부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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