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황금동의 ‘목안 마을’(현 신천지아파트 자리)에 손아무개가 늦동이로 아들을 얻었는데 결혼할 때가 되어 뒷산 너머 마을의 김 아무개라는 집안을 찾아 혼례날짜를 잡았다. 그런데 혼례식을 올리기 전에 마을에 이상한 소문이 돌았다. ‘결혼할 색시가 김 아무개 셋째 딸인데 어릴 적부터 이름 모를 병에 걸려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것이다. 그 소문은 사실이라 손씨 집안에서 파혼하였다. 하지만 장가간다고 들떠 있던 아들은 병들고 말았고 끝내 마을앞 못에 빠져 죽었다. 그 후 마을 사람들은 죽은 손씨 아들을 위해 못가 느티나무 아래에서 굿을 해주었다.


이후 동네 이름을 ‘못안’이라 했고 아들이 죽은 후 그 못은 흙탕물로 변했는데 굿을 하자 깨끗해져 청호(淸湖) 마을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한편 파혼당한 처녀는 신랑될 사람이 못에 빠져죽었다는 사실을 알고 마을 뒷산에 올라 서글프게 울다가 못에 빠져 죽었다.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다 죽었다고 해서 ‘하늘을 우러르다’라는 의미로 처녀가 살던 마을 이름을 ‘봉천’(奉天)이라 했다.(황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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