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때 이부시랑(吏部侍郞)을 지낸 하광신의 어머니는 오래전부터 병을 앓고 있었는데 한겨울 어느 날 “복숭아가 먹고 싶다”고 했다. 그는 복숭아를 구하지 못하는 자신의 부족함을 마을 뒷산에 올라 한탄했다. 밤이 되자 곁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놀라 보니 호랑이 한마리가 곁에 버티고 있었다. 그런데 그 호랑이는 덤비기는 커녕 꼬리로 자꾸 등에 올라 타라는 시늉을 해 그는 등에 올라탔고 호랑이는 깊은 산골의 외딴집에 내려 놓았다.


그 집 방문을 여는 순간 막 제사를 지낸 상 위에 복숭아가 있었다. 그는 주인에게 사정을 이야기해 봉숭아 한 개만 달라고 부탁하자 “나는 매년 주위 산에서 저절로 자라난 복숭아를 몇접씩 수확하여 부모 제사를 지내왔는데 작년까지는 복숭아가 겨울을 지내는 동안 거의 다썩어 버렸으나 다행히 올해에는 모두 썩지는 않고 몇 개 남아 있어 제사상에 올려 놓았다.


아마도 당신을 위해 하늘이 도우신 것 같다”라고 하면서 복숭아를 건네주었다. 복숭아를 얻어와 어머니를 기쁘게 해드렸고 간호하였으나 어머니는 세상을 떠나 3년간 시묘살이를 했다. 이 소식이 조정에 전해지자 충숙왕은 정문을 내려 그가 살던 마을에 세우게 하고 그의 자손에게는 부역까지 면해주었다.(만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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