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고모령(顧母嶺) 부근에 두 남매를 거느린 가난한 어머니가 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스님이 지나가면서 “전생의 공덕이 모자라서 가난을 벗지 못하는구나”라고 했다. 그래서 그날부터 세 식구가 산을 하나씩 쌓았다. 산 높이를 재어보니 오빠가 쌓은 산이 가장 낮았다.


이유는 어머니와 딸은 치맛자락으로 흙을 날랐으나 오빠는 저고리 앞섶으로 날랐기 때문이다. 이것을 본 아들은 동생이 쌓은 산을 발로 뭉개어 버렸다. 그래서 지금은 산봉우리가 뾰족한 산을 형봉(兄峰), 밋밋한 산을 제봉(弟峰), 매봉(妹峰)이라고 하며 또 하나의 산을 모봉(母峰)이라 부른다.


그런데 남매 사이에 시기하고 다투는 것을 못마땅히 여긴 어머니는 두 남매를 집에 그냥 두고 떠나 가다가 고개 마루에서 뒤를 돌아보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 고개를 고모령(顧母嶺)이라 하고 동네 이름도 고모동이라 부른다고 한다.(고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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