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태조 이성계(李成桂) : 개국

꿈을 이용하여 고려 건국이 하늘의 뜻이었음을 정당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듯이 조선 건국에 있어서도 백성의 꿈에 대한 신성성을 이용하여 조선 건국을 정당화하고 합리화하고자 지어낸 거짓 꿈이 있다. 이같이 조선 건국의 정당성과 합리화를 위해 악장(樂章)이요 문학작품이라 볼 수 있는 『용비어천가』(龍飛御天歌)는 태조 이성계 및 태종 이방원 외에 4대조 조상인 목조(穆祖), 익조(翼祖), 도조(度祖), 환조(桓祖)를 끌어다가 육룡(六龍)으로 미화해서 중국 왕조의 여러 시조가 건국과정에서 처했던 일에 빗대어 역성혁명(易姓革命)을 일으켜 조선을 새롭게 건국한 것이 천명(天命)에 의한 것임을 주장하고 있다. 그 외에 조선왕조실록, 오산설림초고, 지봉유설, 약천집, 연려실기술, 순오지 등에 많은 이야기가 있다.

임금이 잠저(潛邸)에 있을 때 꿈에 신인(神人)이 금자(金尺)를 가지고 하늘에서 내려와 주면서 말하기를 “시중(侍中) 경복흥(慶復興)은 청렴하기는 하나 이미 늙었으며 도통(都統) 최영(崔瑩)은 강직하기는 하나 조금 고지식하니 이것을 가지고 나라를 바꿀 사람은 공(公)이 아니고 누구이겠는가?”하였다. - 조선왕조실록

(풀이) 태조가 잠저에 있을 당시 여러 가지 개국의 조짐이 나타났음을 보여 주는 이 이야기와 비슷한 이야기는 신증동국여지승람과 정도전의 삼봉집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처음에 태조가 계룡산 밑에서 자리를 잡고 역사를 시작했는데 꿈에 한 신인(神人)이 “이 곳은 전읍(尊邑 : 파자(破字)하면 정(鄭)씨가 됨)의 도읍 자리지 그대의 터가 아니니 빨리 물러가고 머물러 있지 말라”하였다. 이에 태조는 곧 철거하고 도읍지를 한양에 옮겼다.…… -순오지, 연려실기술

(풀이) 조선의 도읍지인 한양땅이 신인이 정해준 신성한 곳이라는 정당성을 부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