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지리 원당마을에 일찍 부모를 여의고 가난하게 살아가는 마음 착한 노총각이 있었다. 어느날 대니산에 가서 나무를 하다가 잠이 들었는데 꿈속에서 산신령이 “내일 이 자리에 다시 오면 절세미인을 동반한 중매쟁이가 너를 반길 것이니 장가를 들라. 다만 혼례를 치르고 나서라도 아이 셋을 낳기 전에는 이 사실을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마라”고 했다. 이튿날 노총각은 산에 가서 처녀를 데려오고 혼례 날짜를 정하고 헤어졌다. 


혼례날이 오자 노총각은 기쁜 나머지 산신령 말을 잊고 이웃 사람에게 “저 오늘 강가갑니다”라고 말했다.

산으로 올라가니 병풍과 중매쟁이만 있고 각시는 보이지 않아 물어보니 남쪽 능선을 가리키며 “이제 모든 것이 끝났다”고 말하고는 산 아래로 내려갔다. 그때 하늘이 어두워지고 천둥벼락이 치더니 총각, 각시, 중매쟁이, 병풍 모두 돌로 변하고 말았다. 지금도 남쪽 능선의 각시듬과 북쪽 능선의 신랑듬은 서로 마주보고 있고 중앙능선 병풍듬 아래에 있는 중매쟁이 듬은 신랑의 언행을 원망스럽게 생각하듯 시무룩히 앉아 있다.(현풍면 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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