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몽(賣夢)은 꿈을 사고팔아 일어나는 이야기이다. 이러한 경우의 꿈은 현실에서 매몽의 절차를 거쳤을 뿐 꿈을 꾼 사람은 자신에게 실현될 꿈을 꾼 것이 아니라 주변 인물에게 일어날 일을 대신 꿔준 것에 불과하다.


1. ……어함종(魚咸從)은 다섯 사람과 더불어 관방에서 독서하였다. 유조(兪造)가 잠을 깨어 말하기를 “간밤의 꿈이 반은 길하고 반은 흉하다”하니 어함종이 그 까닭을 물었다. 유조가 대답하기를 “뱀 다섯 마리가 방속에서 하늘로 올라가다가 밤 한 마리는 빈공에서 떨어졌다”하니 어함종이 말하기를 “……다섯 사람이 모두 잘되고자 한 것인데, 그대는 어찌 상서롭지 못한 말을 하느냐, 그대는 마땅히 ‘땅에 떨어진 것은 나다’라고 크게 소리지르라” 하니 유조가 드디어 크게 외쳤다.……“땅에 떨어진 것은 유조다”…… - 용재총화


(풀이) 꿈속에서 전개되는 숫자 표상은 현실에서 일치되어 실현된다. 다섯 마리 용중에서 떨어지는 용이 바로 자신이라고 말한 유조만 벼슬길에 좌절되는 것으로 실현


2. 최한공……향시(鄕試)에 응하였는데, 말위에서 문득 수양버들이 요요히 말머리에 휘늘어지는 꿈을 꾸었다.……동행자에게 말하니, 그 학우가 “수양버들의 형상은 꼭 청개(靑蓋 : 왕족이 타는 수레의 푸른 뚜껑)같으니, 너의 꿈은 심히 기이하다. 내가 그 꿈을 사겠다.”했다. 최선생은 “……팔 수 있겠는가?”……대과에 급제하였다. - 소문쇄록, 해동잡록, 대동야승


(풀이) 최한공(崔漢公, 1423~1499)은 학우에게 매몽을 거절하고 정과로 급제하였다. 이 경우 가정이지만 현실에서 매몽을 하는 경우에는 본인의 꿈이 아닌 학우의 꿈을 대신 꿔준 것으로 실현되어 꿈을 산 학우가 급제하는 일로 이루어지는 것이 일반적인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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